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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넋 나간 놈아내는 숨을 고르고 있었고, 나는 자지를 빼지 않고, 뒤에서 그녀를 안고 역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아내의 보지 살은 여전히 움직이며 내 자지를 자극했고, 새큰한 기분이 계속 밀려오고 있었다.






      “...당신, 아이를 낳았으면 좋겠어요...”




      아내의 말에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러면서 지금 아내와 섹스를 한 것은 내가 아니라, 형민이란 사실이 강하게 인식됐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아 올랐다. 비록, 형민의 몸을 지배한 것은 나였지만 그의 몸이었다. 아내의 자궁에 배출한 정액은 분명히 형민의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아내의 말대로 임신을 한다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가? 형민의 아이를 갖고 싶다는 말은 이미, 나와 헤어지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만난 여자들은...술 집 여자들만이 아니었어요...”




      또다시 나는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자지에서 남은 정액을 분출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당황해 자지를 빼내고는 뒤로 물러났다. 아내는 한 동안 그렇게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의 보지 안에서 허연 정액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세운 아내가 돌아서며 나를 보고 묘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침대 끝에 앉아, 수건으로 흘러나오는 보지를 닦았다.




      “...3년 전... 남편이 조금 달라졌어요...내게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주변 친구들에게도 관심을 가졌죠...전...어쩌면 남편과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나도 더 노력해야겠다고 말이죠...”




      아내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게 다가와 몸을 숙이고는 내 자지, 아니 정확히는 형민의 자지였지만 지금은 내가 그의 몸을 지배하고 있으니, 내 자지라고 할 수 있었다. 어쨌든 그녀는 수건으로 내 자지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그러다가...친구들끼리 여행하고 돌아오던 날...남편이 과로로 쓰러지고는 식물인간이 됐죠...전 너무 남편에게 미안했어요...내가 그이의 건강을 관리했어야 하는 건데...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웠어요...그래서 꼭 다시, 남편의 의식을 돌아오게 하겠다고 결심했죠...그래서 꼭, 미안했다는 말을 하겠다고 맹세했는데...”




      “... ...”




      아내는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탁자에 있는 형민의 담배를 꺼내 피워 물었다. 도저히 내가 알 던 아내가 아니었다.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며 연기를 길게 내 뿜었다. 자세를 봐서는 담배를 피운 지 꽤 된 것 같았다.




      “...두 달 전에 우연히 대학교 친구를 만났죠. 아니, 만나게 된 게 아니라 지나가다가 우연히 듣게 된 것인데...남편은 쓰러지기 전 날 밤, 그 친구의 시누와 호텔에 함께 있었다더군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세상엔 비밀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2년 전 내가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돌아와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새로 만나기 시작한 정안을 만나 질펀하게 섹스를 하고, 호텔에서 나오다가 쓰러진 것이었다.




      원래, 학부형과는 관계를 맺지 않았는데, 그녀가 이혼녀였기 때문에 내가 방심을 한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 학부형은 생김새와 몸매가 아내를 많이 닮아있었다. 아니, 조신한 모습의 아내가 아니라 오늘 형민 앞에서 보인 적극적인 아내의 모습과 무섭도록 일치하고 있었다.




      “...미안하다, 효정아...”




      내 말에 아내가 고개를 돌려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형민씨가 왜?...후훗...!...”




      아내는 담배를 끄고는 웃으며 내게 다가와 안겼다.




      “걱정 말아요...당신과 수빈언니를 힘들게 할 생각은 없으니까...그리고...내 인생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으니까...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말하네...?”




      내 품에 안긴 아내는 갑자기 더욱, 힘 있게 끌어안았다. 지난 2년간 아내의 몸을 이렇게 뜨겁게 느껴 본적이 없었는데 불과, 몇 시간 만에 나는 아내에게 빠져들고 말았다. 장태복의 몸이 아니라 유형민의 몸을 갖고서야 비로써 아내를 진정으로 품을 수 있었다.




      “꼭 끝을 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효정아...그런다고 해서 우리가 느끼는 죄책감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좀 더 시간을 두고 해결하자...”




      형민과 아내가 더 이상 관계를 맺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형민의 몸을 빌어서야 아내를 안을 수 있는 상황에서 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말했다. 내말에 아내가 고개를 들어 나를 빤히 쳐다봤다.




      “왜?...”




      “당신...이상해요...”




      “뭐가?...”




      “몰라요...그냥...당신에게서...남편이 느껴져요...”




      아내는 그러면서 다시,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불알친구라서 그런가요?...”




      나를 올려다보며 아내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 구멍동서라서 그래...]




      나도 모르게 하마터면 그렇게 말할 뻔 했다. 하지만 겨우 참고는 아내를 더욱, 힘 있게 껴안았다.




      “...괜찮다면...아이를 낳아볼래?...”


      아내가 내 말에 크게 웃었다. 나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런 아내를 바라보았다.




      “무슨 소리야, 자기는 아이를 낳을 수 없으면서...하하하...!”




      조금 당황해서 형민의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고 보니 녀석은 정관수술을 받았다. 그것도 첫 번째 수술에 문제가 있어서, 한 번 더 받은 상태였다. 나는 멋쩍은 얼굴로 웃고 말았다. 사실, 갑작스럽게 아내가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그녀가 임신하고 싶다는 말에 그렇게 말한 것이지만, 막상, 정말로 형민의 아이를 임신한 아내를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하긴...지금은 내가 받아주고 말고 할,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 모든 선택권은 아내에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상황을 보면 아내는 나를 떠날 확률이 꽤나 높아보였다.




      아내는 2년 전 갑자기 내가 친구 가족들과 자주 어울리면서 가족 간의 시간을 많이 가지자, 내가 달라졌다고 생각했고, 다시 내게 문을 열 수 있는 상황을 기대했던 것 같았다. 뜻하지 않게 내가 식물인간이 됐지만, 그런 상황을 기대하면서 식물인간이 된 나를 극진하게 간호했고, 2년간을 버텼을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쓰러지기 전 날,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배신감에 돌아버리고 만 것이 분명해 보였다. 무엇이 아직까지 아내를 붙잡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상황을 유추해볼 때 아내는 이제 이혼을 결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사랑하는 것과, 함께 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나는 지금 식물인간이 아닌가?








      아내와 난 모텔을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오늘 너무 좋았어요...다음엔 미리 연락하고 만나요, 우리...”




      자기 차에 오른 아내가 나를 보고 말했다.




      “그래...그러자...”




      내 말에 묘한 얼굴을 하던 아내는 차를 몰아 먼저 모텔을 나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다가 내 차에 올랐다. 아내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형민의 몸을 한 채로 내 집으로 갈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은 어떤 상황인지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다. 집중할 장소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내 아지트로 차를 몰아 달려갔다.






      ##동에 있는 15평짜리 오피스텔은 내 작업실이었다. 가격은 좀 비싸게 주고 샀지만 경치도 좋고, 시설도 괜찮았기 때문에 나는 아내와 함께 사는 집 보다 오히려 이곳에서 안정을 찾았었다. 그렇다고 이곳에 여자를 데리고 와서 잔적은 없었다. 친구들도 이곳은 몰랐다. 이곳은 나 이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그야말로 비밀 장소였고, 나의 모든 것이 이곳에 있었다.




      일단, 내 수업에 관계된 모든 것과, 그리고 아내도 모르는 내 수익의 50프로는 이곳 금고에 현금으로 보관되어지고 있었다. 비밀금고에 보관된 돈은 주로 지방 학원에서 받았거나, 비밀과외를 통해서 받은 현금들이었다. 그동안은 별 관심 없이 현금으로 받은 돈 모두를 금고에 쌓아두기만 했는데 지금 확인해보니 엄청난 액수였다.




      근 2년간 비어있던 내 비밀장소에 막상, 들어오니 기분이 묘했다. 건물이 낡은 것은 아니었는데 사람이 살지 않아서 그런지 먼지도 있었고, 약간, 을씨년스러웠다. 나는 청소기를 돌리고, 침대보도 새로 깔고, 물걸레로 구석구석을 닦고 또 닦았다. 한 참을 그렇게 청소를 하고 나니 방 안의 조금 온기가 도는 것 같았다.






      청소를 끝낸 나는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내게 벌어진 이상한 상황에 대해 고민을 했다. 나는 분명 장태복인데 몸은 유형민이었다. 시체 같은 내 몸에서 뭔가가 빠져나와 형민의 몸 안에 갇혀버렸다. 그리고 이제 형민의 의식은 깊은 잠에 빠져버렸고 내 의식이 그의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이런 일이 가능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나는 이런 오컬트한 얘기나 스피릿튜어리즘 같은 소재의 얘기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냥 허황된 얘기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흥미롭지 않은 것뿐이었다. 예전 선배가 퇴마사 얘기로 감독에 입봉을 했을 때 시나리오를 도와주느라 애를 먹은 기억이 있었다.




      그나저나 지금의 내 상황은 영화나 드라마에 나온 일반적인 영혼체인지 하고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었다. 형민의 몸속에 내가 들어왔지만 그의 의식은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형민의 의식이 잠들어 있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기처럼 너무나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다. 그렇게 되자 형민의 몸은 내 몸처럼 자유롭게 조종이 가능해졌고, 아내와 미친 듯이 섹스도 할 수 있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형민의 모든 기억을 내가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기억은 망각에 의해 희미해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 흔적은 또렷이 남았는지 내가 그의 기억을 영화처럼 꺼내 볼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사진 같은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라 소리, 음향, 냄새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실제경험처럼 볼 수가 있었다.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인가? 도대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이런 일은 흔하게 벌어지지만 우리가 몰랐던 것인가? 지금의 상황을 설명할 수도 없었고 알 수도 없어서 답답했다. 그리고 얼마 동안이나 형민으로 살아야 하느냐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자 난감했다.






      형민의 의식을 보면 아내 수빈과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었다. 10년 동안 결혼생활을 하면서 다투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아들이 커 갈수록 아내 수빈은 이상할 정도로 예민했다. 대화라도 하려고 하면 바로 쏘아 붙이니 말도 꺼내기 힘들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수빈과 섹스를 한 것이 언제인지 기억에도 없었다. 이건 말로만 부부지 이미 부부가 아니었다.




      이정도로 형민부부의 상황이 좋지 않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녀석의 기억을 아무리 찾아봐도 원인이 될 만한 것을 찾을 수는 없었다. 당연할 것이었다. 형민의 기억은 그의 주관일 뿐 객관적일 수 없으니 말이었다. 나도 내 주관으로 아내를 창녀 취급했었다. 그로인해 내 가정은 불행했다. 과연, 형민의 아내 수빈은 무엇 때문에 녀석에게 마음을 닫은 것일까?




      수빈이 돈을 잘 버는 나를 부러워했다지만 그것도 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이 형민의 부모님은 ##에서 원룸 한 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환갑이 지난 연세에도 자급자족이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노가다라고 비하하는 형민 또한 돈을 못 버는 것이 아니었다. 기술이 워낙 뛰어난데다가 성격이 좋아서 따르는 프리랜서 목수들만 해도 30명이 넘었다. 관공서 일 뿐 아니라 상가 인테리어 일도 잘 따내서 전국구 기술자로 통했기 때문에 내가 알기론 녀석의 수입은 이것저것 다 떼고도 연봉이 1억이 넘는 걸로 알고 있었다.




      이정도면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가 아니라 하더라도 결코 적은 수입은 아니었다. 더더군다나 건축 경기가 바닥이고, 또 비정규직이 600만을 넘는 요즘에는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버는 사람들이 즐비했다. 그런데 연봉 1억이 적다고? 말이 되지 않았다. 수빈이 과소비를 하고 있나 해서 녀석의 기억을 훑어봐도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다시 한 번 정신을 집중해서 형민의 기억을 찬찬히 더듬었다. 딱히 할 일도 없었고 지금 수빈을 만나봐야 싸우는 일 밖에는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도 참...할 일 드럽게 없다...장태복, 한 심한 새끼야...]




      그랬다. 아내랑 붙어먹은 친구를 혼내주기는커녕, 녀석의 가정사에 끼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는 내 모습이 기가 막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형민이 측은했다. 처음 병원에서 아내와 그런 사이라는 걸 알았을 때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지만 지금은 이상하게 측은했다. 녀석이 나보다 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아내와의 첫 섹스는 형민 입장에서는 교통사고와 같은 것이었기 때문에 괘씸하지만 담아두지 않기로 했다.




      형민의 기억을 찬찬히 뒤지면서 누가 편집이라도 한 것처럼 완전히 삭제된 부분이 있어서 의아했지만 다른 부분에서 약간의 실마리를 찾았다. 두 사람 간에는 성격차이로 소소한 다툼은 있었지만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시댁 식구들의 상황이 두 사람의 문제를 부각시키는 측면이 있었다. 그의 형 종민과 여동생 보경이가 두 사람의 사이가 벌어지는 이유였다. 종민은 쌍용차 사태 때 데모를 하다 심하게 다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었지만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현재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있는데, 그곳에서 형수가 커피점이라도 한다고 해 형민이 돈을 빌려줘야 했다.




      그런데 형민의 여동생 보경이까지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보경이는 무능력한 소설가 지망생과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애를 낳았다. 당장 먹고 살길이 없어서 두 사람 역시, 형민의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 살고 있었다. 부모님들이 갖고 있는 원룸에서 나오는 현금은 한 달에 300만원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형민이 여동생의 생활비를 대주고 있었고, 매제는 서울대 학벌을 이용해 학원을 차려준 상황이었다.




      여기까지가 객관적인 상황이었다. 물론, 수빈의 생각을 봐야 확실한 결론이 나겠지만 형민의 기억만으로 본다면 그랬다. 형민의 집의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가 않았다. 그의 형이나 여동생이 도박이나 낭비로 인해 상황이 안 좋은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살려고 했는데 사회의 파도에 침몰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사회 안정망이 어쩌고 하더니 이런 문제 때문인 것 같았다.




      만약에 형민의 부모가 집도 절도 없는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과거 내가 졸업할 때 우리 집이 그랬기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 대기업의 장난으로 쫄딱 망하고 우리는 길바닥에 나 앉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부모님과 여동생은 형 집에서 지냈고 나는 10만 원짜리 고시원에서 생활하면서 학원 강사 일을 시작했었다.




      그때는 나만 힘들다는 생각에 세상을 원망하며 이를 갈고 버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형과 형수가 많이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사람이란 동물은 주관적이었다. 아내 말마따나 하느님이 인간을 이따우로 만들었기 때문인가?




      수빈의 상황은 어쩌면 형수의 상황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난 형과 형수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형제면서도 자주 보지 않았고 때 되면 돈으로 해결해버렸다. 이게 무슨 가족인가? 피를 나눴다면서 아는 거라곤 한 개도 없었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고, 지금은 무슨 고민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는 게 무슨 가족인가 싶었다.




      갑자기 지난 과거의 일들이 선명해져 왔다. 형민의 기억을 보듯이 내가 잊고 있던 기억들을 영화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눈물이 흘렀다. 이런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었다. 3년 전 내가 갑자기 친구들을 그리워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단순하게 치기어린 시절이 그리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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